낭만과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는 유럽.
여름철이 다가오면 한번 쯤은 떠올려보게 되는 것이 유럽여행이다. 기독교 문화의 자취나 예술의 고장을 찾아서, 자연과 풍물을 찾아서 심지어는 단지 구경거리만을 찾아서라도 유럽여행에 나서보자.
어
떠한 테마의 여행이든 유럽은 실로 벅찬 감동의 여행코스다. 유럽여행은 다소 사치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자신에 맞게끔 계획을 세운다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평생 남을 추억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유럽여행은 우선 여행의 테마를 잡는 것부터 시작된다.
모든 여행이 그렇지만 유럽의 경우 특히 여행목적의 대상, 교통수단, 체류기간 그리고 방문지에 따라 여행의 성격이 크게 달라진다.
하루 수개국을 넘나들며 북부 노르웨이에서 그리스에 이르기 까지 나라란 나라는 모두 훑어볼 수 있고 이와 반대로 수개월동안 한적한 섬에서 유유자적함을 즐겨볼 수도 있다.
또 유럽역사의 흔적을 더듬어 고대 유적지만을 찾아보고 심지어는 명소 위주의 도시를 찾아 관광과 샤핑 그리고 식도락의 묘미를 즐겨봐도 모자람이 없다.
하지만 무리한 욕심만은 버리자. 제한된 시간에 유럽의 모든 것을 보고 즐기려는 자세는 어떤 경우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유레일패스로 유럽 전역을 대충 둘러보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면 몰라도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볼 수는 없는 법이다.
예컨대, 로마(Roma)만 잡는다 하더라도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받던 로마제국 초기의 지하무덤인 여러곳의 카타콤바(Catacomba), 바티칸 성당(Basilica di San Pietro), 로마 최대의 원행 경기장인 콜로세움(Colosseo), 로마공회장(Foro Romano),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 등을 비롯한 여러 명소를 둘러보려면 최소 이틀이 필요하다.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찾아가 본다면 1주일도 걸릴 수 있는 문제다. 따라서 여행테마를 우선 잡은 뒤 1∼2일 정도의 여유를 포함해 전체일정을 계획하는 게 좋다.
그러나 처음으로 유럽을 찾는 경우라면 이러한 여행테마를 잡는 것 부터가 막연한 게 사실.
홀로 여행하기가 망설여지거나 자신에 맞는 여행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면 전문 관광사를 통해 주요 명소를 둘러보는 그룹관광도 고려해볼만 하다. 실제 언어가 제대로 통하지 않고 더욱이나 교통 등 현지 사정에 익숙치 않은 이방인으로서 아무런 사전준비 없이 제한된 시간에 명소를 찾을 계획이라면 그룹관광에 나서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숙식을 제공하고 명소로 오가는 교통수단과 관광 가이드까지 제공하는 토탈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혼자서 여행계획과 숙박문제 그리고 교통문제등을 일일이 챙겨야 할 필요도 없고 언어 소통문제 또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저렴한 가격에 유럽을 구경하려 한다면 관광사를 통해 가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단체 숙박에 따른 관광사와 호텔간의 계약에 따라 일반 관광객이 도저히 얻을 수 없는 초저가의 가격에 제공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체여행의 성격상, 떠나고 싶을때 떠나고, 쉬고 싶을 때 쉬어보는 여행의 자유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
따라서 단체관광이 아닌 독자적인 유럽여행을 고려하고 있다면 여행 정보 책자를 사전에 입수해 교통편 및 지리 그리고 숙박시설에 대한 정보를 미리 챙겨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유럽관광국의 웹사이트를 찾으면 여행계획의 윤곽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된다.
◇교통수단
어떤 유형의 여행일지라도 유럽여행에 관한 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게 유럽대륙 곳곳을 잇는 유레일(Eurail)이다.
유레일은 북회귀선을 넘어선 노르웨이 나르빅(Narvik)에서 그리스 남부지역에 이르기까지 유럽전역에 걸쳐 거미줄처럼 얽혀있는데다 대개의 경우 시설 또한 우수해 교통수단으로서 뿐만 아니라 기차여행 자체로도 반드시 경험해 볼만하다.
특히 전원풍경을 감상하며 타보는 프랑스의 TGV는 압권이다.
푸르스름한 백야의 스칸디나비아 툰드라지대와 첨봉의 알프스 산악지대를 달리는 기차여행 또한 감동의 파노라마다.
가격은 나이, 사용기간, 사용국가수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성인의 경우 2달동안의 기간에 걸쳐 총 닷새간 사용할 수 있는 유레일 패스는 3개국짜리가 304달러, 4개국짜리가 340달러, 그리고 5개국짜리가 374달러.
관련 웹사이트는 www.raileurope.com/us.
◇준비물 및 여행요령
유럽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권. 여권을 분실했을 경우 비록 유럽에 도착했더라도 다른 국가로 여행하는데 커다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여권 앞면을 복사해두는 게 따로 보관하는 게 필요하다.
준비물은 가능한 적게 그리고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만 챙기도록 한다. 많을수록 짐이 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차피 집을 떠나서는 편한 것을 기대한다는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다.
또한 여러 지역을 찾아다닐 계획이라면 배낭을 사용하는 게 필수다. 특히 큰 배낭과 함께 주요 소유품만을 담을 작은 배낭을 따로 갖추면 더욱 편리하다.
기차역마다 보관소가 설치돼 있는데 하루를 묵을 계획이 아니라면 큰배낭은 맡겨두고 여권과 현금 등 주요 소지품을 넣은 작은 배낭만 들고 지역 관광에 나서는 게 여행비 및 에너지( ) 절약요령이다.
옷은 여행대상지의 기후에 맞게 필요한 것들만 갖추되 만일에 대비해 재킷을 갖추도록 한다. 양말과 속옷은 여벌로 준비하는 게 좋다. 참고로 성당이나 유적지 가운데는 반바지차림의 입장이 불허되는 곳이 많으므로 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신발은 편한 것이 필수다.
휴대품으로는 가급적이면 분실해도 괜찮은 싸구려 제품을 휴대토록 한다. 특히 카메라와 시계의 경우 특히 그렇다. 또한 사진을 찍는데 급급하다보면 결국 추억속에 간직할 만한 여유조차 빼앗기게 된다는 것도 알아두어야 할 점.
가능한 크레딧 카드를 사용한다. 크레딧 카드를 사용하면 돈계산할 필요가 없는데다 수수료 등을 두루 고려할때 환전하는 것보다 경제적이다. 단 호텔 숙박팁 및 병물 등 간단한 것을 사거나 지불할 수 있도록 하루 5유로 정도는 현찰로 소지하는 게 필요하다.
환전이 필요한 경우 기차역이나 공항내 환전소보다는 은행을 찾는게 유리하다. 또 필요 이상으로 돈을 바꾸지 않는 게 좋다.
(미주판 중앙일보에서...)
|